차용증 없이 빌려준 돈 받는 법 — 증명책임·지급명령·소멸시효 정리

차용증 없이 빌려준 돈 받는 법 — 증명책임·지급명령·소멸시효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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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결론

  • 차용증이 없어도 빌려준 돈은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대여 계약은 말로도 성립합니다.
  • 다만 상대방이 “준 돈”이라고 다투면 대여 사실은 빌려준 사람이 증명해야 합니다.
  • 순서: 증거 모으기 → 인정 메시지 → 내용증명 → 지급명령 또는 소액사건

가족이나 친구에게 급하다는 말을 듣고 계좌로 돈을 보냈는데, 차용증은 받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차용증 없이도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무엇을 증거로 모으고 어떤 순서로 청구하는지 정리합니다.

차용증이 없어도 대여 계약은 성립합니다

민법은 돈을 빌려주는 계약(소비대차)에 서면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돈을 넘겨주고 같은 금액을 돌려받기로 합의하면 계약의 효력이 생깁니다(민법 제598조).

차용증은 계약의 요건이 아니라 증거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그래서 차용증 없는 분쟁의 쟁점은 거의 언제나 하나로 모입니다. “대여 약속을 무엇으로 보여 줄 것인가”입니다.

계좌이체 기록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송금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돈을 빌려줄 때뿐 아니라 빚을 갚을 때, 대가 없이 줄 때, 잠시 맡길 때에도 계좌이체를 합니다.

대법원도 다른 사람의 계좌로 송금하는 경우 그 송금은 “다양한 법적 원인에 기하여 행하여질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다30861 판결).

결국 이체 기록은 돈이 건너갔다는 사실만 보여 줄 뿐, 왜 보냈는지는 보여 주지 못합니다.

대법원은 이 경우 증명책임이 빌려준 쪽에 있다고 봅니다.

당사자 사이에 금전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에 관하여 다툼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를 대여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다투는 때에는 대여사실에 대하여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이 사건에서 원고는 수천만 원을 송금한 사실은 인정받았지만, 대여였다는 증명이 부족해 졌습니다. 예비적으로 낸 부당이득반환 청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즉 대여를 증명하지 못하면 다른 길로 돌아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준 돈이다”라고 할 때

대여 당시나 그 뒤의 대화에서 “빌려 달라”, “갚겠다”, “언제까지 돌려줄게” 같은 표현을 찾아야 합니다.

상대방이 일부라도 갚은 기록이 있다면, 그것도 빌린 돈이었다는 정황이 됩니다.

상대방이 “이미 갚았다”라고 할 때

이때는 반대로 갚았다는 사람이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4다258921 판결).

같은 판결은, 채무 내용에 맞는 송금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그 빚을 갚은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다른 돈거래가 섞여 있다면 받은 돈마다 명목을 메시지로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돈을 받은 쪽이 “그 돈은 내가 전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빌려준 사람이 오히려 빚을 갚은 사람으로 뒤바뀌는 셈입니다.

이런 주장을 마주하면 혈압이 오르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이런 다툼을 미리 막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아래의 이체 메모입니다.

모아 둘 증거와 주의할 점

증거보여 주는 것주의할 점
계좌이체 내역날짜·금액이체 메모(‘대여금’)가 있으면 보탬
카톡·문자대여 약속, 상대방의 인정캡처보다 대화방 전체 내보내기
통화 녹음빌린 사실을 말로 인정내가 참여한 대화만, 원본 보관
일부 변제 기록갚을 돈으로 여긴 정황다른 거래와 명목 구분

이체할 때 메모에 송금 이유를 적어 두세요

돈을 보낼 때 받는 사람 통장에 찍히는 메모란에 ‘대여금’, ‘○월 차용금’처럼 송금 이유를 적어 두면, 나중에 대여 사실을 보여 주는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가족 사이 송금이 증여로 의심받는 경우에도 대여였다는 사정을 설명하는 자료가 되므로, 세무 대응 측면에서도 좋은 습관입니다.

몰래 녹음해도 되나요?

내가 대화 당사자라면 괜찮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이 금지하는 것은 내가 빠진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입니다(제3조 제1항, 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도4981 판결).

빌려준 사람이 상대방과의 통화를 직접 녹음하는 것은 이 조항 위반이 아닙니다.

돌려받는 순서

  1. 증거 정리 — 이체 내역, 대화 내보내기 파일, 녹음 원본을 한곳에 모읍니다.
  2. 인정 메시지 받기 — “빌려 간 돈 언제 갚을 수 있어?”처럼 차분히 묻고 답을 남깁니다.
  3. 내용증명 보내기 — 갚을 날을 정하지 않았다면 상당한 기간을 정해 돌려 달라고 요구해야 합니다(민법 제603조 제2항).
  4. 법원 절차 — 다툼이 적으면 지급명령, 다툼이 예상되면 소송(3,000만 원 이하는 소액사건)을 고릅니다.
구분지급명령소액사건 소송
이럴 때상대가 크게 다투지 않을 때“준 돈이다” 등 다툼이 예상될 때
방식서류 심사, 2주 안에 이의 없으면 확정변론(이행권고결정이 먼저 나오기도 함)
인지대(1,000만 원)5,000원50,000원
2026. 10. 기준. 인지대는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2조·제7조로 계산, 송달료는 대법원 전자소송 사이트에서 계산. 소액사건 기준은 소액사건심판규칙 제1조의2.

지급명령을 쓸 때 알아 둘 것

  • 상대방이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하면 소송으로 넘어갑니다(민사소송법 제470조 제1항).
  • 이의가 없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겨 강제집행으로 갈 수 있습니다(제474조).
  • 상대방 주소를 몰라 공시송달로만 보낼 수 있다면 지급명령은 쓸 수 없습니다(제462조 단서).

소멸시효 — 10년이 기본, 5년이 되는 경우도

개인 사이에 빌려준 돈은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민법 제162조 제1항).

다만 영업과 관련해 오간 돈이어서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면 5년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상법 제64조).

  • 내용증명은 6개월의 시간을 벌어 줄 뿐입니다. 최고 후 6개월 안에 소송·지급명령이나 가압류 등을 하지 않으면 시효를 멈추는 효력이 없습니다(민법 제174조).
  • 상대방의 인정은 ‘승인’이 될 수 있습니다. 빚을 인정하는 메시지나 일부 변제는 시효를 중단시키는 승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민법 제168조).

자주 묻는 질문

차용증 없이 카톡 대화만 있어도 이길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빌려 달라”, “갚겠다” 같은 표현이 있고 금액이 이체 내역과 맞으면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앞뒤 맥락이 드러나도록 대화방 전체를 보관해 두십시오.

지급명령에 상대방이 이의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적법한 이의가 있으면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소송을 낸 것으로 봅니다(민사소송법 제472조 제2항).

이미 낸 인지액을 뺀 차액만 더 내면 됩니다(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7조 제3항).

이 글은 2026. 10. 기준 법령에 따른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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